주한 유럽연합 대사 2019 주한유럽상공회의소 (ECCK) 백서 발간 개회사

02.12.2019

미하엘 라이터러

주한 유럽연합 대사

 

개회사

2019 주한유럽상공회의소(ECCK) 백서 발간

 

일시: 2019년 11월 29일 (금요일) 오전 10:00~11:00

장소: 포시즌스 호텔 6층 아라룸

 

참석자: 주한 유럽연합 대사, ECCK 회장, ECCK 사무총장, ECCK 이사회 의장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ECCK 회장님,

그리고 내외 귀빈 여러분,  

ECCK 2019년 백서 발간을 축하드립니다.

ECCK 백서는 해를 거듭할수록 한국에서의 사업 수행 편의를 판단하는 자료로 확고히 자리매김 하고 있으며, 유럽집행위원회는 ECCK의 폭넓은 노력을 높이 평가합니다.

백서는 방대한 자료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실라키스 회장님은 백서를 "성서"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ECCK 백서는 분야별로 상세한 내용을 다루고 있으며, 한국에서의 사업 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 권고사항을 비 대립적인 방식으로 제시했습니다.

유럽의 업계는 한국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지만, 개선할 여지가 있는 분야들도 있는 게 사실입니다.

저는 오늘 이 자리를 빌어 ECCK에서 제기한 문제와 권고사항이 지난해에 비해 감소하지 않고 오히려 증가했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희는 유럽기업들이 차별받지 않고 동등한 대우를 받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습니다.

외국인투자기업들 사이에는 한국 기업들에 비해 외국 기업들이 한국의 공동 수사 (소위 "기습수사")  대상이 되는 경우가 비교적 더 많다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한국 법령은 매우 엄격하여 때로는 성실하게 영업을 하는 정직한 외국 기업가들이 범죄자가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외국기업들에게 동등한 기회를 제공해 준다는 것은 공공조달 계약 입찰에 유럽연합 회원국 기업들이 참여하고 싶을 경우 공정한 경쟁이 이뤄지고 낙찰 가능성 또한 한국 기업들과 같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불공정 무역관행의 최근 사례로 돼지고기 제품 수출을 꼽을 수 있습니다.  현재 한국에서도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한 상황인데, 한국은 여전히 홍콩이나 태국과 같은 일부 국가에 ASF 비발생 지역에서 생산된 돼지고기 제품을 수출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은 벨기에, 폴란드, 체코와 같이 ASF가 발생한 유럽연합 회원국들로부터 ASF 비발생 지역 돼지고기 제품을 수입하는 것을 허용해 주지 않고 있습니다. 유럽연합의 입장에서는 이는 이중적인 잣대로 여겨집니다.

유럽 기업들은 특혜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모두에게 이익이 되도록 사업 및 투자 환경을 개선하자는 것입니다.

올해 3월, 문재인 대통령은 ECCK를 포함하는 외국인투자기업들과 만나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외국기업이 한국에 투자를 하면, 그 기업은 '우리의 기업'이 되는 것입니다".

문 대통령님의 말씀은 강력한 메시지를 담고 있으며, 차별이나 불평등한 대우의 여지를 전혀 주지 않습니다.

외국인투자기업은 한국 수출의 19 퍼센트 그리고 한국 고용의 7%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외국인투자기업들은 한국 정부의 현 경제 정책이 성공하기를 바라고 있으며, 그 성공에 기여하고 싶어합니다.

이제 한 걸음 뒤로 물러서서 큰 그림을 보도록 합시다.

유럽연합의 GDP는 한국의 GDP 보다 10배 큽니다.

한국과 유럽연합 경제 관계의 초석은 2011년에 발효된 한-EU 자유무역협정(FTA)입니다.

한-EU FTA가 발효된 이후 양측의 상품 교역 규모는 50% 증가해 연간 1,000억 유로 이상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유럽연합은 중국, 아세안 그리고 미국에 이어 한국의 4대 교역 파트너로서 일본 보다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유럽연합의 8대 교역 파트너로서 인도와 브라질 보다 높은 순위에 있습니다.  

유럽연합은 한국의 전체 외국인직접투자(FDI)의 33%를 책임지는 한국의 최대 외국인 투자자입니다.

유럽연합과 한국은 서로에게 중요한 교역 및 투자 파트너입니다. 그리고 FTA는 양측 모두에게 득이 되고 있습니다.

한-EU FTA가 많은 성과를 내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개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개선을 통해 법적인 허점을 메우고 투자 장(章)과 같은 새로운 부분을 추가하고자 합니다.

EU와 한국 양측은 FTA 개선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잠재적 이익에 대해 전략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EU와 한국은 세계 무역에 대해서도 비슷한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양측 모두 보호주의를 반대하고 세계무역기구(WTO)를 중심으로 한 다자주의와 규정을 기반으로 하는 제도를 지지합니다.

왜 그럴까요?

양측 모두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이 우리 번영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는 믿음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국제 무역은 유럽연합 일자리 3,600만개를 책임지고 있습니다. 유럽인들의 60%는 개인적으로 국제 무역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고 느끼고 있으며, 이는 10년 전에 비해 16% 포인트 증가한 수치입니다.

최근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님께서 참석하셨던 통상조약 국내대책위원회에서 발표된 자료에 의하면,  "FTA 발효 이후 15년간 한국의 실질 GDP는 3.4% 증가했고, 당초 예상되었던 농업개방의 부작용은 최소화 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에게 유럽연합은 규모가 크고, 안정적이며, 신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공통된 가치를 추구하는 교역 파트너입니다.

하지만, 유럽연합은 한국측으로부터 응당 받아야 할 관심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자주 듭니다.  

지난주 발표된 "향후 FTA정책 추진방향"에 관한 보도자료에서 유럽연합은 언급 조차 되지 않았습니다.

유럽연합이 문제를 일으키고 다니지 않는다는 이유로 한국은 다른 대규모 교역 파트너 및 이웃국가들과의 관계와 분쟁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제가 지나치게 솔직하고 직설적으로 말씀드린 것 같다면 양해 부탁드립니다. 저는 유럽연합과 한국과의 양자 교역 관계가 발전할 수 있는 잠재력이 여전히 매우 크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맥락에서 우선 의미있는 백서를 발간해 주신 ECCK에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와 함께 통찰력 있는 의견을 공유해 주시고, 한국이 사업하기에 좋은 곳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신 ECCK 이사회 의장 및 회원들, 그리고 ECCK 직원분들께도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