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집행위원회, 한국조선해양의 대우조선 인수안 불허

20.01.2022
브뤼셀

유럽집행위원회는 유럽연합(EU) 기업결합 규정에 따라,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방안을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 이번 기업결합이 성사되었다면, 새롭게 탄생한 합병회사는 시장 지배적 지위를 점하고 전세계적으로 액화천연가스(LNG)를 운송하는 LNG 운반선(LLNGC) 시장에서 경쟁이 축소되는 결과를 낳았을 것이다. 양사는 유럽집행위원회의 우려사항에 대해 공식적으로 해결방안을 제시하지 않았다.

유럽연합의 경쟁 정책을 총괄하고 있는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Margrethe Vestager) 유럽집행위원회 수석 부집행위원장은 “대형 LNG 운반선은 LNG 공급망의 필수 요소로써 전세계 LNG 운반을 가능하게 한다. LNG는 유럽의 에너지원 다변화에 기여하며 에너지 안보를 개선한다.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의 합병이 성사되었다면 유럽 선사의 수요가 높은 대형 LNG 운반선 건조에 있어 전세계 시장을 지배하는 결과를 낳았을 것이다. 양사로부터 어떠한 해결방안도 제출되지 않은 관계로 해당 합병이 성사되었다면 공급업체 수가 축소되고 대형 LNG 운반선 가격 인상이라는 결과를 초래했을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는 합병을 승인하지 않은 것이다”라고 합병 불허 배경을 설명했다.

유럽집행위원회는 세계 주요 조선사인 대우조선해양과 한국조선해양 합병 방안에 대한 심층 조사를 벌여왔으며, 본 결정은 조사 결과를 토대로 나온 것이다. 두 조선사 모두 대형 LNG 운반선 건조에 있어 세계 선도 기업이며, 상당히 집중된 시장에서 3대 기업 안에 꼽힌다.

대형 LNG 운반선은 LNG 공급망에서 필수 요소이다. 고도로 정교한 선박인 LNG선은 섭씨 영하 162도에서 LNG를 대량으로(145,000 m3 이상) 운반할 수 있다. 지난 5년간, 세계 대형 LNG 운반선 건조 시장 규모는 400억 유로에 달했으며, 유럽 선사들의 발주가 전체 발주의 50% 정도를 차지했다.

유럽집행위원회 조사 과정에서, 집행위는 다수의 고객, 경쟁사 및 제3의 당사자들로부터 피드백을 받았다. 이 기업들은 해당 합병이 성사된다면 전세계 대형 LNG 운반선 건조 시장에서 시장 지배적인 위치를 갖는 기업이 탄생하고, 경쟁이 축소되며 LNG선 선가 인상을 낳을 것으로 우려했다.

유럽집행위원회 결정

심층 조사를 시작하면서, 유럽집행위원회는 유조선,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컨테이너선, LNG 운반선 (대형 및 소형) 건조 시장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이번 결정은 대형 LNG 운반선 시장에 국한된 것이다.

유럽집행위원회는 앞서 공지한 대로 합병이 성사되었다면 (i) 대형 LNG선 건조 시장에서 합병회사의 시장지배적 지위 형성, (ii) 공급업체 선택권 축소, 및 (iii) EU 고객을 비롯해 에너지 소비자 가격 인상 직면 등의 결과를 낳았을 것으로 판단했다.

유럽집행위원회의 결정은 다음 사항들을 고려해 이뤄졌다:

● 증가 추세에 있는 상당히 높은 양사 시장점유율. 양사의 통합 시장 점유율은 아주 높은 편이다.  합병된 회사는 이미 집중된 세계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했을 것이다. 양사의 통합 시장 점유율은 최소 60%로, 이 수치만으로도 합병회사가 시장지배적 지위를 형성했을 것이란 사실을 알 수 있다. 더욱이 대우조선해양과 한국조선해양의 통합 시장 점유율은 지난 10년간 지속적인 증가 추세에 있었다.

● 매우 좁은 고객 선택의 폭. 두 회사를 제외하면 시장에서 대형 경쟁사는 한 곳 더 있다. 하지만, 이 경쟁사의 역량으로는 합병회사에 실질적인 제동을 걸 수 있는 역할을 하기는 역부족이었을 것이다. 서열 4위인 독립 조선사는 대형 LNG선 분야에서 제한된 활동을 하고 있으며, 주로 국내 프로젝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나머지 조선사들의 경우 최근 몇년간 대형 LNG 운반선 계약을 수주하지 못했다는 사실에서 알 수 있듯이 선가 인상을 막을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

● 시장의 제한된 공급 능력. 유럽집행위원회가 실시한 상세한 수급 분석 결과, 경쟁사들의 공급역량이 시장 수요 전망치를 충족시킬 수 없기 때문에 합병회사가 시장에서 주요한 위치를 차지했을 것으로 나타났다.

● 높은 진입 장벽과 전무한 구매자 가격 교섭력. 대형 LNG 운반선은 고도로 정교하며, 매우 복잡한 건조과정을 거치는 차별화된 선박이다. 해당 시장에 진입해 성공적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최근 몇 년간 시장에서 도태 및 퇴출된 사례도 몇 건 있었으며, 주목할 만한 신규 진입도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대형 LNG 운반선 시장의 고객 기반은 일반적으로 세분화되어 있고, 수주 규모가 작은 편이다. 고객의 입장에서 공급 가능 대상인 조선사 선택의 폭이 매우 제한적이다.

● 코로나19 팬데믹 영향 없어. 유럽집행위원회는 코로나19가 대형 LNG 운반선 시장에 미친 영향 평가 결과, 유럽집행위원회는 대형 LNG 운반선에 대한 수요는 팬데믹 영향을 받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더욱이, 수요 전망도 매우 긍정적이다.

양사는 유럽집행위원회의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해결방안을 공식적으로 제공하지 않았다. 이에, 유럽집행위원회는 합병안을 불허하는 결정을 내렸다.

 

합병안 불허 대상 기업 소개

한국조선해양(HHIH)은 조선업이 주요 사업 분야인 민간 한국 기업으로, 다양한 상선과 선박용 엔진, 그리고 다양한 크기의 LNG 운반선을 비롯해 해저 석유 및 가스 탐사, 생산 및 가공에 사용되는 해양플랜트를 제작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DSME) 또한 조선업이 주요 사업 분야인 한국 기업이다. 다양한 상선과 대형 LNG 운반선을 포함하는 해양플랜트를 제작하고 있다. 대주주이자 합병안의 매각 주체는 산업은행이다.

 

기업결합 규제 규정 및 절차

유럽집행위원회는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의 합병 추진 계획을 2019년 11월 12일 전달받았으며, 2019년 12월 17일 심층 조사를 시작했다. 이후, 유럽집행위원회가 요청한 정보를 한국조선해양이 시의적절하게 제공하지 않은 관계로 조사 기한이 세 차례나 연기되었다.

유럽집행위원회는 일정 금액 이상의 매출액(기업결합 규정 제1조 참조)을 기록하는 기업들과 관련된 인수합병을 평가하고, 유럽경제지역(EEA) 내 또는 EEA 상당 부분에서의 효과적인 경쟁을 심각하게 저해할 수 있는 기업집중을 방지할 의무가 있다.   

합병안들의 상당수는 경쟁 문제를 야기하지 않으므로 통상적인 검토 과정을 거치게 된다.. 합병안이 통지된 순간부터 보통 평일 기준 25일 동안 유럽집행위원회는 합병안 승인에 대한 결정을 내리거나 (1단계) 심층 조사를 개시한다는 결정을 내리게 된다 (2단계).

지난 10년간, 유럽집행위원회는 3천건 이상의 기업결합을 승인했다. 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 합병안은 동기간 유럽집행위원회가 불허한 기업결합 사례 가운데 10번째이다.

현재 2단계 조사는 6건이 진행중이다 (Greiner의 Recticel 인수안, NVIDIA의 Arm 인수안, Meta (옛 페이스북)의 Kustomer 인수안, Illumina의 Grail 인수안, Cargotec과 Konecranes 합병안, Kingspan Group의 Trimo 인수안). 유럽집행위원회 경쟁 당국 사이트에서 보다 상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등록번호 M.9343).